나의 이야기
신어산에 오르며
ANJOO
2018. 5. 8. 07:24
신어산에 오르며
신어산 초입부터 제법 가파른 돌계단을
가뿐 숨을 몰아쉬면서
같이 간 친구 고생을 시키며 오른다
평행이동만 하던 사람이 수직이동을 하려니
심장이 터질 것 같다
2002년 중국 비행기 추락사고로
엄청난 희생자들이 혼이 되어 떨어져 내렸던 곳.
그래서인지 철쭉 군락지의 꽃들은 시름시름 아픈 아이같이 자라고 있었다.
지난 날 상처같은 기암들이 우쭉 우뚝 서 있고
아득한 아카시아 꽃들의 향기가
신어산 속속들이 흐드러져 ,
흙이 되어 누운 그들에게도
슬픈 과거 등에지고 오르는 이들에게도
이젠 되었으니
지금 그대로도 괜찮다며
묵묵히 안아주는 듯하다.
부족하고 어줍잖아
제자리 맴만 돌던 나에게
신어산이,
가쁜 숨 몰아쉬던 가슴을 묻어두고 가라한다
내년엔 붉디 붉은 철쭉으로
향기나는 아카시아로
새롭게 피어나라 한다
그래서 산은 서 있는 거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