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코너를 돌며
2020년은 나에게 인생의 전환점인 것 같다.
매년 다사다난한 해를 보내왔지만 매년 힘이 들었지만
아직 상반기밖에 지나지 않은 올해가 단연 톱이다.
힘들고 어려운 거야 지난 50여년을 살아오면서 마음에 굳은 살이 박힐 정도 무뎌졌지만
치열하고 몽글몽글하고 때로는 뾰족하고 탄력있는 나의 감성과 정열은 전혀 달라지거나 감소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입으로는 변화를 추구한다고 외쳐댔지만 누구보다도 안전제일주의 였고 조금의 변화도 두려워했던 소심한 사람이었던 것을 인정한다. 내가 제일 안주하고 싶고 바뀌지 않았으면 하던 것이 인간관계였다
포도주와 친구는 오래될 수록 좋다는 말을 무슨 신념처럼 가지고 살았다
쉽사리 인연을 잘 맺지는 않지만 한번 이어진 인연은 몇 십년을 가더라도 끊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었다 그러다보니 친구들이 거의 40년지기 30년지기들이 대부분이다 오래 발효된 포도주처럼 치명적인 붉은 색을 내려면 그만큼의 세월이 필요하듯이 진정한 친구가 되려면 수 없는 날이 가고 해가 가야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그 신념은 조금씩 깨어지지 시작했다
어린 날, 아무것도 모를 때 사귀었던 친구나 철부지 감성으로 연애를 했던 첫사랑의 남자나, 나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쳐대는 바람에 한사람 살려야겠다고 덥석 결혼해 버린 남편이나, 전업주부로 애들을 키우며 애들친구 엄마로 알게 되었던 동네 친구들이 지금의 나, 현재의 나랑은 점점 맞지 않는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여전히 같이 있으면 편안하고 익숙하고 정이 가기도 하지만, 옛날의 내가 아닌 나에게 그들은 맞지 않았다
이야기가 잘 안되고 이해하기가 서로 조금씩 힘들어지고 살아가는 모습이 많이 다르고 코드가 맞지 않아 불편을 느끼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하는 친구란, 남편이란, 지인이란의 잣대나 기준이, 옛날하고 너무나 달라져 그들은 그대로인 지 모르나
내가 정말 달라져 버린 것 같았다
그들 중 어떤이하고는 여전히 친하게 잘 지내고, 또 어떤 이는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기다가 잠시 소원해지기도 하고,
오랫동안 맞추워보려고 노력해왔는데도 도저히 맞춰지지가 않아 냉전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예전에는 관계가 안좋아지면 내 자신을 스스로 탓할 때가 많았다 겉으로는 그사람에게 불만을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집안일을 하면서, 샤워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내 가슴을 쳐대며 욕을 했다. 내 자신에게...
이건 비밀스런 나의 버릇인데 나의 강박증과 자기비하에서 나온 행동이리라
그러다보니 내 가슴은 아직도 상처투성이다 휴지로 닦으면 피가 묻어나올 것만 같다
거의 7년을 심리학 공부를 하고 상담사 자격증을 몇 개나 따놓고서는 상처많은 내 마음 하나 조절을 못하여 이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2020년 올해는 새로운 인생의 코너를 돌려고 한다.
올해의 스타트를 한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사업에 도전을 했던 관계로 내가 원하든 원하지 코너를 돌게 되었다고 해야할 것 같다. 상반기동안 그 사업때문에 너무나 많은 일을 겪었고 너무나 많은 사람을 만났고 너무나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했기에 나는 옛날의 내 모습으로 있을 수가 없었고 아픈만큼 힘든 만큼 쑤욱 성장한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이젠 내 자신에게 스스로 잘하고 싶다 그동안 정말 주인 잘못 만난 내 자신이 안쓰러울 정도로 혹사를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한번도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잘한다고 칭찬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그리고 맞지 않는 상황, 맞지 않는 사람들에 맞춰라고 강요했던 것 같다. 내가 정말 잘못했다 미안하다 내 자신아~
얼마전 남편과 갈등의 첨단을 걷다가 남편이 하던 일 그만 두고 밖으로 나가 버린 후 문득"나에게 스스로 폭력을 휘두르지 말자'란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에 반하는, 내 성향에 반하는, 내 의지에 어긋나는 일을 계속 하는 것은 내 자신에 대한 나의폭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 내 가슴속에서 울리는 나의 소리를 잘 들어서 나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상황에 나를 놔두고 싶다 이제는 누구 땜에 참고, 무엇 때문에 못하고, 무엇을 위해서 하기 싫은일 계속하는 인생은 살지 말아야겠다 인생의 코너를 돌아가보고 싶다 나와 맞지 않은 안간관계도 정리를 하고 코너를 돌아 새롭게 만나지는 사람들을 사귀고 싶다
사람을 사귐엔 시간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대화가 잘되는지, 얼마나 코드가 맞는지, 얼마나 함께 있으면 행복한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싶다 그사람으로 인해 내 자신이 조금이라도 발전할 수 있고 내가 존경할만한 그 무엇이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사귀고 싶다
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에 익숙해지고 싶다 혼자 잘자기, 혼자 집에 잘 있기, 혼자서도 잘놀기, 혼자서도 여행 잘 다니기...
안전제일 주의였는 내가 코너를 돌려고 하니 불안하고 외롭고 힘들지만 나는 돌아가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싶다
나의 후반부의 인생은 후회없이 즐겁게 알차게 적극적으로 살아보고 싶다
응원한다 지지한다 네가 최고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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