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고...

ANJOO 2021. 10. 24. 11:14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데

그중'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고?'의 제목에 새삼 무릎을 친다

진리를 찾아서 여기저기를 다 헤매고 다녔는데

주로 책이나 성자들의 이야기, 고고한 인격의 소유자들이 하시는 말씀에서 진리를 찾고자 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생각이 깊어갈수록, 많은 경험을 해볼 수록

생각이 달라져 간다

진리도 달라져 간다

 

절대불변의 진리! 절대 한가지여야만 하던 진리가

생명력을 가진 생명체처럼 시시때때로 모양이 바뀌고 내용이 바뀌고 사람들마다 색깔도 달라진다

누구에게는 목숨을 걸고라도 지켜야할 진리가

누구에게는 콧웃음치는 망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이 가장 힘들었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래서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로 귀결되며

갈등을 증폭 시키고 다른 개체를 함부로 대하거나

비판하고 불인정하였을 것이다

 

내 자신만의 이야기에서도 그렇다

 오늘 아침 밥을 먹으면서 남편과 주고받는 대화 속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남편은 아침 상을 간단하게 차려서 먹기를 원하지만

직장 다니느라 거의 시간이 안나는 나는 아침에 가족들이 먹을 음식들을 거의 만들어놓는다

그러다보니 아침상은 남편의 표현을 빌리자면 7첩반상, 9첩반상이라고 한다

과장된 표현이지만 무슨 음식을 그리도 준비하느냐는 '아내가 힘들까봐' 걱정하는 마음과

많은 반찬 가짓수에 짓눌린,

아침을 우유한잔이나 샐러드로 때우려는 스마트한 남편의 부담에서 하는 질책이었을 것이다

 

나는

'우리 아들이,우리 가족이 나 없을 때 밥을 먹으려고

냄비뚜껑을 들어 열어보고, 밥통을 열어보고 냉장고를 훑어 보았을 때

먹고 싶은 반찬이 있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있고

그로하여 마음 따뜻하게 밥을 먹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남편에게 말했다 

나의 이 행동은 정말 오랫동안 계속되어 온 행동이다 ㅋ

 

남편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하루 세끼 차려먹는 것이 너무 시간낭비인 것 같아서

알약만 한알 먹어도 될 만큼 식사가 간소화되면 좋겠다 한 사람이 누구냐?'하는 것이었다

바로 나다

 

그때는 세상 살기가 좀 싫었고 그래서 모든 게 귀찮았고

큰 딸은 집에 거의 붙어 있지 않고, 작은 딸도 자취하고 아들도 군대에 있어 음식을 해도 먹을 사람이 별로 없었다

지금은 아들이 제대하여 옆에 있고,

나도 좀 더 열심히 살아보자로 마음을 바꾸어 먹었으니

다시금 음식하는 게 좋아지고 보람있어졌다

그때는 나의 식사준비는 알약 하나였지만 지금은 진수성찬인 것이다

 

누가 자기합리화라고 말해도 누가 궤변론자라고 말해도

누가 그건 아니다라고 말해도

그순간 그사람에겐 진실일 수 있는 것이다

 

오늘 생각해 본다

내가 가지고 있던 절대 불변의 진실의 잣대를 이젠 좀 저만치 던져두고

몰랑몰랑한 마음으로 좀더 넓은 그릇으로

다른 사람의, 다른 개체의 진실을 받아들여보자

인정해주자

내가 인정받고 싶은 것처럼

 

세상에 틀린 건 없다

세상 모두 다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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