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한창이라 아침에 산책을 하다-공룡장인을 만나다
2022.7. 4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던 엄청난 바람도 며칠동안 불지 않는다
드넓은 옥상을 가진 집의 장점은 참 많다
그러나 절대적 단점 중 으뜸은 집이 덥다는 것이다
드넓은 옥상의 지표면이 이글거리는 태양 열을 그대로 받아들여 옥상밑 우리집안으로 내려보낸다
그야말로 우리 집안은 아주 따뜻한 온실 속 같다
바람이 많이 불어 시원할 것 같아 에어컨도 달지 않았는데...
선풍기 풀가동하고 샤워를 두번씩하고 벌레가 들어오더라도 창이란 창은 모두 오픈시켜놨다
한번 겪어보자
한달이라도 버텨보다 안되면 에어컨 달자
남편 출근시켜놓고 설거지도 미뤄둔 채
모자를 눌러쓰고 산책을 나갔다
당연히 썬크림은 스틱형으로 마련하여
물파스 바르듯 수시로 발라댔다
며칠동안 안 본 사이에 공룡장인님이 만드는 공룡이 거의 1/3은 만들어진 것 같았다
캐노피 천막을 쳐놓고 혼자서 공룡 구조물 주위를 수십번 수백번 돌아보고 쳐다보면서 만들고 계신다
들판 입구에 있던 공룡 마스코트들은 자리를 옮겨 공룡 구조물 앞에 떡하니 자리잡았다
공룡장인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내가 사진을 찍으니 내게 말을 거셨다
이번에 부산에서 고성으로 이사를 왔고 공룡장인님이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사진을 찍었었다고 말씀드렸다
간단한 궁금증 해소용 대화를 나누다가 자주 보자며 안녕 인사를 했다
산책을 하다보면 공룡이 완성되어가는 것을 계속 지켜볼 수 있을거니까
자주 뵙게 되겠지
또 비가 오려는지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정말 아름답다 싱그럽다 풋풋하다 가슴 뭉클하다
오늘 내게 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게 선물해주신 분께
고마운 마음 한가득 전한다
사과가 아니지?
모과인 것 같다 마치 옛날에 '인도사과'라 불렀던 청사과 같다
길 끝에 있는 '가구종합전시장'의 앞 길가에는 환하고 은근하고 아름다운 장미들이 있었다
장미꽃은 언제나 이쁘지만 꽃병에 있을 때보다
태양아래 빛나고 있을 때가 제일인 것 같다
동네를 한바퀴 크게 돌아 서외리 시니어 공공실버 주택까지 왔다
그옆에는 행복 임대주택이다
지은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깨끗하고 쾌적하고 이쁘다
정말 저 안에 살면 행복해질 것만 같다
빽빽한 빌딩숲인 부산을 떠나
한적하고 여유로운 고성에 왔다
내가 그토록 사랑하던 다대포 앞 바다는 없지만
이렇게 살다보면 또 살아질 것이고
여기가 나의 안식처처럼 편안해지고 평화로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