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일기

살포시 문을 열다

ANJOO 2022. 7. 30. 12:27

2022.7.27

 

드디어 문을 열었다

20여년 동안 몇 번의 경험이 있어서 그리 새롭지도 않지만

매번 처음인 듯 긴장되고 걱정되고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는 좀 특별하다

마치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이 

앞으로의 인생은 덤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살아보기로 마음먹은 것처럼

나또한 조금...비슷하다...똑같다고는 말할 순 없다

 

 

이번 동물병원은 대로변에서 10미터 정도 골목안으로 들어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조용하게 은근하게 부담스럽지 않게

운영하고 싶은 나의 바람때문이었다

 

 

 

인테리어도 아주 싸게 꼭 필요한 부분만 하고

그동안의 인테리어 해본 경험을 총동원하여

최소한의 비용과 시간으로  완성시켰다

 

여러번의 경험속에서 힘들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이번엔 타지에 와서 단 한명도 아는 사람 없는 상태에서

개업준비를 하다보니 더 힘들었을텐데

뜻밖에도 나의  동물병원은

그 어느 때보다 환하고 맑고 투명하고 여유로운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동물병원이 아니라 공원에라도 온 것처럼 싱그럽고

그냥 시원한 커피집같은 느낌이 들어서 정말 만족스럽다

 

내가 마음을 많이 내려놓긴 했나보다

실컷 그림을 그리고 나서 보니

그 그림이 밝고 환하다

 

 

 

나는 여기서 좋은 꿈만 꿀 것이다

나는 여기서 환하게 웃으며 재미나게 지낼 것이다

나는 여기서 사람들과 화합하고 서로 고마워하며

같이 도우며 살 것이다

나는 여기서 나의 삶의 보람을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