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세상과 나 / 박재학

ANJOO 2016. 8. 18. 19:20

세상과 나 / 박재학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단호하게 말하건대
어떤 일에 대하여 따자는 자들은
눈으로 보지 못하고 말만 많은 자들이다
나도 그런 부류에 속하긴 하지만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난 일은
믿으려 하지 않는다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간 습관이
칼날을 세우고 다시 나타날 때에는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을 한 후이기 때문에
더욱 잔인하게 공격할 것이다
나는 용감함을 증명해야 했음으로
앞으로 달려 나가는 체 했지만
아무도 모른게
안전하게 도망갈 피난처를 마련해 놓고 있었다

은행잔고는 항상 빈약했고
친구를 만나면
식사를 해야 하는지, 차를 마셔야 하는지
악수만 하고 돌아서야 하는지
재빨리 계산을 했다

세상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 질주해온 거리가 아득하다
저기,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며
세상을 향해 조소를 날리던 시간들이
대범함이란 이름으로 덧칠되고 있다

그래도,
가끔 충실한 시간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