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때가 되면...

ANJOO 2019. 5. 6. 16:25

때가 되면...

모처럼  하루를 집에서 쉬면서 밀린 집안 일을 했다
벼르던 욕실 청소를 말끔히 하고 나니
속이 다 후련했다
계절이 바뀌니 옷장 정리도 큰 숙제였다
옷박스를 올리고 내리고...
철지난 옷은 세탁하고 낡은 옷은 버리고
당분간 계절이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다
씽크대 문짝까지 다 닦고나서
냉장고까지 열어보려다
쇼파에 드러누웠다 벌써 녹다운이다

한 숨 자고 싶었다
1시간정도만 있으면  동네친구랑 산책을 가기로 한 시간이다
몸은 잠을 원하고 있었지만
마음은 친구랑 걸으면서 나눌 수많은 이야기와
산책길에 만나게 될 들꽃들과
푸르른 나무들 생각에 설레였다

밀린 일이든
하려고 맘 먹은 일이든
반가운 만남이든
때가 되면 하리라며
지금은 아니라고 할 때가 있다
그 때만 되면 하겠는데
지금은 못한다고...(실상은 안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때를 너무 오래 기다려왔다
꾸역꾸역 여기까지 걸어왔더니
또 때를 기다리란다
때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 때를 기다릴 가치가 있는가
그 때는 인생이라는 직선상에 수도 없이 박혀있다
머나먼 그 때가 과연 어느 시점을 이야기하는지 몰라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진정 그때를 모른다고 생각한다
환상같은 그 때를 쫓다가
수많은 순간들을 놓치고 있다

때가 되면...
수많은 때들...소중한 순간들은 다 사라지고
지금에 만족하지 못하는 늙은 노인이 서 있을 것이다
그 노인 눈빛은 여전히 그 때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노땡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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