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21
부산에 살 때는 아파트에 살았는데
남쪽과 동쪽으로 베란다가 두 곳이었다
집안은 햇살이 잘 들어오고 밝고 환했다
그런데도 내가 사랑하는 화분의 아가들은 맨날 기운이 없었다
15년을 키워온 벤자민은 새로 잎이 거의 나지 않았고 누렇게 뜬 색깔로만
겨우 견뎌내고 있는 것 같이 보여
이러다가 죽을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꽃기린도 한번씩은 꽃을 만발하게 피우다가도 다음해는 가지가 말라버렸다
아무리 마음을 다해도 화초 가꾸기에 젬병인지
무엇이 잘못된 건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곤 했다
지금은 그 아이들이 완전히 변하고 있다
단지 부산에서 고성으로 지역만 바뀌었을 뿐인데!
아니 여기와서 지난 한달동안 비도 두드려 맞고
하루종일 햇볕도 뜨거울 정도로 쬐고
바람은 태풍마냥 가지들을 끝도 없이 흔들어댔다
그런데
아이들이 살아나고 있다
내게 한번도 보여주지 않던 모습을 하고
매일매일 더 좋은 모습으로 갱신하며 보여주고 있다
마치 하하하 웃고 있는 듯하다
조잘조잘 아이들마냥 떠들어대는 것 같다
신나서 춤을 추는 것 같다
아이들이 살아나고 있다
정말 내가 해준 게 하나도 없는데
오로지 하늘과 햇볕과 바람과 비와 바람이 그 아이들을 다시 살려내고 있는 것이다
생명력이란게 물씬 느껴진다
부산 친구 말대로
사람도 그러해지길 바란다
사람도 생명력이 넘쳐나서 환하게 웃고 행복해지면 좋겠다
그러려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말고
너무 많이 재지도 말고
너무 많은 걱정을 떨쳐버리고
오늘 하루 잘살아 내는 것이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환하게 조잘조잘 대어가며 춤을 추어야 할 것 같다
조심하자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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