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면서 그때그때의 나의 역할과 의무에 충실하게 살아온 것 같다. 남들 다가는 길을 악착같이 걸어오며 조금이라도 그 길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해왔다. 가보지 않은 가시밭길, 돌아가는 길, 낭떠러지 같은 길, 주변 사람들이 원하는 않는 길에 대한 두려움이 컸었다. 아울러 그 길들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 가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었음을 인정한다. 나이가 오십이 넘어가니 과연 나는 내 인생을 살아왔나 하는 회의가 많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행복했었나 하는 끝도 없는 물음이 시작되었고, 지금 내가 느끼는 불만족감, 아쉬움, 허무함들이 나의 채워지지 않은 욕구들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과연 나는 진정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변두리 마을에 따뜻하게 햇볕이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