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일기

내 일을 시작하다 -인테리어 공사, 상념

ANJOO 2022. 7. 8. 10:29

2022.7.8

 

고성에 이사온지도 며칠만 있으면 한달이다

어떻게 보면 아주 잠시였던 것처럼 심심할 사이가 없었다

또 어떻게 생각하면 부산에 살 때보다 시간이 너무나 남아돌아서

당황스러운 적도 있었다

 

 

 

드디어 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어느 정도 새로 일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상태였지만

나름 아픈 지난 날의 기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해서

한참을 방황했었다

깡이라면 뒤지지않던 내가

세상  모든 것이 두렵고 무섭고 불안했다

점점 심해지더니 우울감마저 찾아와

무기력해지고 의욕이 없고 재미도 없고

살 의지도 사라지곤 했다

 

다시 살아야한다

다시 살아내어야 한다

아니, 살아있는 날까지 살려고 '발버둥'쳐야한다

그것이 본능이고 삶에 대한 진실한 자세일 것 같다

 

 

 

집근처에다 아주 조그만한 가게를 얻었다

전 가게 임차인인 ** 부동산 사장님이 가게 안에다 설치한 것이 남아 있어서인지

같은 평수보다 더 작아보였다

고맙게도 임대료도 무척 적다

전에 있던 가게의 그것보다 1/3 수준이다

 

 

적은 임대료따라 내 마음의 부담도 스트레스도 1/3 수준으로 적어지겠지

2/3는 기쁨과 즐거움과 살고 싶은 의미로 채워지겠지

중병환자가 병을 툭툭 털고 일어나는 것처럼

우울증 문앞까지 갔다가 되돌아온 나는

다시 일어서려고 한다

 

 

 

'지금 인테리어 공사3일째이다

가게를 운영해오면서 인테리어 공사를 여러번 해 본 나는

인테리어 사장님들에게 트라우마가 많다

그렇게 되도록 여러 피해를 당해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럴까 싶어

인테리어 사장님이 무섭기까지 하다

 

말로는 정직하게 한다 잘해준다 빨리 해준다고 똑같이 말씀하시는데

'정말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웃으며 말하는 나는 그를 못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

새로운 사람인데

그 사람이 지난 나쁜 인테리어사장들처럼 그런 사람이 아닐 수 있는데

나는 두렵다

 

그래서 요즘은 산책하는 동안

마음을 릴렉스 시키고 호흡을 크게 하며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훈련을 한다

믿어볼란다

내가 믿지 않고서야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렇다고 마냥 믿고만 있으면서 던져두지는 않을거다

꼼꼼하게 살펴보고 체크할 것이다'

 

 

오늘 고성의 아침은

비가 내려 촉촉하고 풋풋하고

폭신하고 생기가 넘친다

 

복잡하게 빡빡하게 살던 부산의 시간들하고는

완연히 다른 느낌이다

사랑하는 바다는 잘 안보이지만

푸르른 들판이

드넓게 펼쳐진 하늘이 바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공룡조형물 공사가 많이 진척이 되었다>

 

 

 

 

'고성 안뜰'이구나 이름이!

공원이 완성이 되면 정말 이쁘겠다 기대된다

 

 

남편이 사 준 슬리퍼는 정말 편안하다

이걸 신고 아침 저녁하는 산책은

내게 가장 큰 행복을 주고 있다

 

                                      <벽에다가 크게 포크레인을 그려놓은 사장님 마음이 참 재밌다 >

 

 

여기서 정말 잘 살고 싶다

사람들과 갈등없이

서로 잘 지내며 평온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