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의자만 보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음..먼저 무조건 앉아 보고 싶다...그다음으로는 누가 거기 앉아 있길 원한다....또....빈의자가 사라질까 겁이난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빈의자는 내게 많은 것을 가져다 준다...몸매를 남들한테 안 보일수도 있고, 들고 있는 짐을 하나씩 정리할 수도 있고, 밀린 스마트 폰의 카톡 대답을 할 수도 있고 릴렉스 한 상태로 맘껏 창밖을 쳐다볼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버스 안은 나를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헤엄치게 허락하는 장소로 변한다. 내 옆에 서있는 사람, 나를 힐끗거리던 사람들과는 아무 상관없이 오직 나만의 세계로빠져들 수 있다. 잠도 푹 잘 수 있다. 약간의 진동이 있는 차안에서 잠은 나에게 시간대비 숙면을 가져다 준다. 그래서 피곤하고 스트레스 받는 날은 버스 종점에서 종점까지의 여행을 하고 싶다...무작정 고속버스를 타보고 싶기도 하고...
아참! 의자 이야기 하고 있었지.
가구를 고를 땐 의자를 신중히 선택한다. 내가 지향하는 것은 각 의자에 그만의 사연과 용도와 느낌을 달리 하고픈거다. 그래서 우리집 의자는 짝도 안맞고 생뚱맞게 거기에 놓여있다.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혀 아직 내맘 만큼 의자를 사들이지 못했다.
내가 지금 가지고 싶은 것은 좀 사치스러운 윙체어 이다
영화나 소설에 속에 나오는 깊고 높고 멋진 비주얼의 의자에 앉아 한숨 푹 자고 싶다. 침대에서 반듯하게 누워 자는 잠보다 멋진 윙체어에 기대 앉아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잠에 빠져드는 그런 잠을 추구한다. 책은 내 손에서 벗어나 내가 읽던 페이지가 펼쳐진 채 바닥에 떨어져 버리고....나는 목이 좀 불편한 상태로 잠에 빠져드는 것이다.
반드시 등이 높아야한다. 의자는 내 아버지의 대용품이고 내 연인의 화신이며 내 남편에게 바라는 보살핌이다.
난 그만큼 의존적이다
깊고 높은 의자만큼 사랑받고 보호받기를 원한다. 또 그 의자에 그들이 앉아서 나랑 함께 있어주길 원한다.
목마름이다. 맨날 목말라한다
그래서 의자에 대한 나의 사랑은 내 목이 다 축여질 때까지 계속될 것 같다.
그 목을 스스록 축여야 된다는 말은 지금 듣고 싶지 않다...다 알고 있으니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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