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로 살아가기 / 박재학
한 걸음만 앞으로'
오줌이 변기 밖으로 튀지 않게
가까이 다가서야 한다
아니면 변기에 앉아야 한다
배설하는 것을 간섭하는 불온한 문장을
무감각하게 볼 수 있다면
일상을 불순한 남자로 살아갈 수 있다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
오줌이 변기 밖으로 나가지 않게
흘리지 말아야 한다
칼같이 정확하게 겨누어도
흘리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토록 위험한 배설은
무모한 짓임에도 행하지 않으면
비도덕적인 행위가 된다
변소에 갈 때마다 남자들은 비장하다
『국제문학』2018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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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학 님의 시를 읽고 답글을 적음-
제가 가장 샘이 나고 부러운 사람이 남자입니다.
그렇다고 저의 자존감이 낮아서 그렇지는 않습니다.
남자의 여러 특징들 중에서
제가 가졌으면
~을 해볼텐데...
~을 해볼 수 있었을텐데
~을 하고 싶은데
~을 안해도 될텐데...
과연 그럴 지는 남자가 되어보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
고맙게도 오늘 시인님께서
~은 참 힘들겠네하는 깨우침을 주셨습니다.
그 마음에 공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