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상담사 2급 연수를 준비하는 짬짬이 책을 읽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좋아하던 시집이나 수필집, 소설은 내 손에서 멀어지고 철학서나 자기개발서, 상담심리 전공서들만 읽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한시라도 이런 책들을 안 읽으면 안되는 것처럼, 이 책들외엔 독서의 재미를 못 느끼는 양 다른 책들은 잡아보지도 잡아 지지도 않았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내면아이는 무엇인가?''정신분석이란?'
무엇인가? 무엇인가? 뭔가?
나는 대체 누구인가? 나는 무엇인가?
한 순간도 떨어지지 않고 찰나의 시간도 나이지 않은 때가 없고, 징글징글 맞기도 하고 너무나 불쌍하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하고 이기적이었다가도 희생적이거나 복종적이기도 하고 ...
나는 나를 아직도 모른다
단 한 순간만이라도 다른 사람이 되어 제 3자의 눈으로 나를 보면 그게 나일까?
대중들이 평가하는 댓글 속의 내가 나일까?
밀려오는 우울감으로 나를 내가 어쩌지 못하고 가슴만 쓸어내리고 있을 때도 나는 끊임없이 나였다
나란는 존재에서 도망갈 수도 외면할 수도 거부하거나 부정할 수도 없는
마치 목위에 다리를 늘어뜨리고 올라탄 늙은 영감같을 때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하향 나선을 돌면서 누군가를 기다린다 나를 구언해줄 그를 기다린다
나에게 어깨도 내어주고 나를 뒤로 감춰서 숨겨 줄 덩치 큰 그를 기다린다
내가 힘들고 막막할 때 내 손목을 잡고 이 상황을 헤쳐나가룰 큰 손을 기다린다
끊임없이 기다린다 그리고 실망한다
어느날 퇴근 길에서 나를 데리러 와줄 사람이 11번 버스 기사님밖에 없다는 사실에 속으로 꺼이꺼이 울면서 외로움에 진저리를 쳤었다
아무도 올 사람 없다는 걸 아직도 인정하지 않고 언제 올지 모르는 주인을 기다리는 길에버려진 유기견 마냥 목을 빼고 그를 기다린다
그는 누구인가 그는 올 것인가 그는 내 손을 잡아 일으켜 줄 것인가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내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내가 무엇인지도 깨닫지 못했는데
그가 존재할 수 있을까 그는 없다 그를 그토록 원하면서도 그가 존재할 상황을 만들지도 않고 있지 않은가
나은 무엇인가 끝없이 물어봐도 내가 나를 받아들이지 않고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으면 나는 누구인지 나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온갖 책들을 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명언들도 귓등밖으로 흘러가 버린다
나는 무엇인가
나는 무엇인가
아직 답을 할 수가 없다
지금 말할 수 있는 단 한마디는 '존재하기에도 벅차다 그러나 끝내 존재할 것이다'
존재만하다보면 달이 지고 해가 뜰 것이다
내 싸늘한 마음 속에도 초록잎 새순이 돋아날 것이다그 보드라운 잎을 만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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