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를 장식하느라 나무 밑둥에다 덩굴나무를 심었습니다
은근히 드리워진 덩굴이 멋져보였습니다 덩굴은 점점 자라 나무의 가지로 향하게 됐습니다
한번씩 이래도 되는걸까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뭐 어때!하고는 이내 잊어버렸습니다
덩글이 더 자라나서 나무의 중간 정도까지 자랐습니다 덩굴은 잘도 자랍니다
아랫부분의 가지들은 벌써 덩굴에 휩싸였습니다
그러나 덩굴을 잘라내거나 사람을 불러서 손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조그 있다 하지뭐!하며 또 지나쳐버렸습니다
이제 덩굴은 느티나무를 거의 삼켜 버렸습니다
윗부분은 조금 남기고는 온 몸이 덩굴로 다 꽁꽁 묶여버렸습니다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봄이 왔다고 새로운 잎사귀도 내보낼 수 없고, 하늘을 향애 더 뻗어가고 싶지만,
덩굴로 묶인 몸이라 더 이상의 성장은 힘들 듯 합니다
조그만 더 있으면 숨도 못쉬게 될 지도 모릅니다 아예 말라서 죽어버릴 지도 모릅니다
어쩌지? 어떡하지?
어떻게 하다 이렇게 되었지? 난 몰라 ㅠㅠ
난 오늘도 느티나무를 그냥 지나갑니다
꽁꽁 묶여서 소리없이 울고 있는 느티나무가 마치 내 몸과 마음을 제대로돌보지도 대우 해주지 않고 방치한 내 자신 같습니다
이러다가 나는 어디로 가에 될까요?
나는 지금 무얼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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