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가지고 있던 미련을 버리기로 했다 미련, 집착, 비합리적인 생각등...
수많은 갈등과 번민 속에서 살아왔던 나날이다
완벽한 걸 가지지 못하면 아예 외면해버리는 내 성격때문에 내 몸은 항상 뒷전이었고,
남에게 숨기고만 숨은 존재였으며,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럽지 못한, 그래서 방임과 외면의 학대를 하는 대상이었다
한때는 몸을 가꾸어서 자신감도 가지고 사랑도 받고, 부의 치장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내 사주엔 그런 인생이 없나보다
그러니 내 몸을 몸으로써 최소한의 기능만 하고 살았다
그 몸이 이제 점점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마지막 기대나 희망까지 버리고 나니 정말 대책이 서지 않을 정도로 몸은 엉망이 되어간다
가속도가 붙었는지, 브레이크를 잡을 수도 없다
이때 나는 어찌해야하는가?
나는 아예 내 몸을 던져 버리고,
한번씩 해외토픽에 나오는 사람들마냥 몇백키로의 몸무게 소유자가 되어 하루종일 침대에만 누워 있게 될 것같다
너무 피곤하고 움직이지 싫고
너무 부끄럽고 열등감 쌓이고
희망이 없고 의지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고 ...
마음 한켠에는 아직도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다
어떻게하면 내몸에게 용서를 빌고 내몸에게서 자유로워질 수있을까
어떻게 하면 죽어서라도 온전히 나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막연히만 생각해왔다
무슨 일이든 사고치듯, 즉흥적으로 저질러야 일이 이루어진다
즉흥적으로 결정하고 실천했다 하여 다 나쁜 것은 아니다
그 즉흥적인 일은 겉으로는 즉흥적일지라도 오랫동안 자신이 생각하고 생각하던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즉흥적으로 '사후장기시신기증 등록을 했다
그절차가 몇단계가 되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일단은 등록을 하고 마음을 정했다
최대 9명까지도 살릴 수 있다고 하니 이것보다 더 의미있는 재활용이 어딨는가?
죽어 썩어질 몸,
아예 물방울이 되어 공기중에서 터져 버려 사라졌으면하는 몸이,
다른 사람에게는 생명을 다시 이어주고
그 주변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사람을 다시 돌려줄 수 있다고 하니, 이것만큼 좋은 일이 어딨는가?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등록하고 나니 정말 홀가분하다
더이상 몸에 집착하고, 몸으로 일어나는 욕심에 힘들어할 필요 없이,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최대 9명에게 생명을 선사해줄 수 있게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뇌사상태가 되어 깨끗하게 기증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게 바램이라면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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