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벽에 달린 꽃병(feat. 스킨)

ANJOO 2022. 3. 26. 12:52

처음엔 와 멋지다라고 느꼈다

나도 해볼까하고도 생각했다

 

그다음에는 벽이 아팠을 것 같았다

아무리 무생물이라지만 너무 큰 못을 박았다

스킨도 좀 힘들 것 같다

대지의 흙의 든든함과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고

발이 시리도록 물 속에 담겨져

언제 바닥으로 떨어져 산산히 조각 날 지 모르는 불안 속에

오늘도 매달려 있어야 하니까

병들도 마찬가지이다

 

보고 있기가 좀 힘든 것을 보니

애들에게 내 자신을 투사하고 있는 것 같다

확실하게 분명하게 결정되지 못한 지금의 내 상황이,

금방 부서질 것만 같은 내 자신에 대한 못 미더움이

애들을 보면서 가슴에서 치올라오는 것 같다

 

어떤 상황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아름다움과 즐거움도 생산해내겠지만

아프고 힘들고 불안함도 함께 뒤에서 몰래 울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가의 감정

양가의 상황

양가의 수용

 

그것이 삶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