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3
개원하자마자 비바람이 쳐대는 날이 대부분이다
아니 비바람 쳐대는 계절에 내가 오픈 한 것이다
그래도 신난다
맑고 큰 전면 유리창으로 비오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병원 앞에 깔아놓은 인조잔디의 싱그러움이 비를 만나서 더욱 빛난다
이 작은 것이 내게 큰 행복을 준다니
고맙고 고맙다

집에서 병원까지는 천천히 걸으면 10분
빨리 걸으면 7분정도 걸린다
그래서 슬세권이라고 하는 것이다
출근할 때부터 슬리퍼를 아예 신고 나선다 ㅎ
오늘 아침엔 비가 그치고 해가 나는 것 같아
서둘러 빨래를 하고 마당과 옥상 가득 널어 놓았다
그런데 30분도 안되어 장대비가 내렸다
어이구...
빨래들은 마치 탈 수도 하지 않은 것처럼
물이 줄줄 흐른다
할 수 없이 다시 탈 수를 하여 좁디좁은 거실에다가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여 널어놓았다
어찌된 일인지 그런 일도 즐겁다
비가 내리는 출근길은 마치 개울에 송사리라도 잡으러 가는 것 같다
고르지 못한 길 군데군데 웅덩이에 발이 다 젖었다
피해가려고 해도 물 고인데가 워낙 많다
슬리퍼를 잘 신고 왔다
벌써 내 직장에 다 와간다
왼쪽으로 10도 각도로 얼굴만 돌리면 내 병원이 보일 것이다
와~~ 보인다
우산을 잔디 위에 올려놓고 문을 연다
오늘도 맘껏 행복하고 싶어서 불을 켜야겠다
다시 해가 난다
다시 반짝반짝 세상이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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