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8.7
얼마전까지 8개월 가까이를 백수로 지내다가
새로 직장이 생기고 나니 일요일만이 유일한 휴일이다
백수생활을 해보면 일요일이 얼마나 달콤한지 잘 모른다
다시 말한다면 일요일이 달콤했으면 한다
나같이 워크홀릭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백수생활은 정말 지루하고 삶의 의미가 없던 시간들같다

오늘은 남편이랑 아들이랑 내가 휴일이 딱 맞는 날이었다.
8월부터 4일 일하고 2일을 쉬는 체제로 돌아가게 된 남편의 직장때문에
앞으로는 같이 일요일을 보낼 수 있는 날이 한달에 1번이 될까말까할 거란다
아들도 방학이 끝나면 대학 2학기 등록을 하고 자취하러 부산으로 갈 것이다
벌써부터 눈물이 나려고 한다
멋진 아들과 헤어질 생각을 하니...
나혼자 일요일을 보낼 생각을 하니...
걱정은 나중에 하자
무슨 방법이 생기겠지!
아침일찍부터 산책에 나섰다
오늘 코스는 역시나 바람개비길을 걸어가서 서외리 회전교차로를 돌아
새로 생긴 무인까페에 들어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잔 사들고
서외리를 돌아서 1호광장 회전 교차로를 지나
송학고분주위를 돌아보다가 집으로 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도 5~6000보도 나오지 않겠지만
내겐 꽤 즐거운 산책이었다
송학고분군을 돌고 있는데
정말 사랑스러운 생명체가 고분주위를 돌아다니며 놀고 있었다
그 아이는 하얀 몸에 동그란 까만점이 있는 예쁜 고양이었다
꽤 느긋해보이면서도
가까이 가니 경계를 한다고 고분우수로 고랑에 들어가
나랑 숨바꼭질을 한다
'이쁜아~'하고 여러 번 부르니
내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거리를 두고 나를 따라온다
싱그런 고분군의 잔디밭위로 이쁜 고양이가 걸어가는 모습은
어느 그림보다도 아름다워 보였다
산책 시간이 1시간이 훌쩍 넘어가자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아침 식사를 하고 일단 남편과 동해면과 거류면 바닷가를 드라이브 하다가 12시에 집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낮 12시에는
울 아들이 피땀흘러 일해서 받은 아르바이트 월급으로
자기가 가본 '메밀막국수 맛집'에서 점심을 사준다고 약속했었기 때문이다
정말 맛있는 메밀막국수집이었다
보통과 곱배기 가격이 같고 면은 무한리필이었다
나는 비빔 막국수를 먹었는데 가오리 무침과 어우러진 양념이 정말 맛있었다
남편과 아들은 물비빔을 먹었는데 그것도 훌륭했다
아들은 직장 동료들과 여기서 점심을 먹다가 정말 맛있어서 엄마, 아빠 생각이 났다고 한다
그래서 월급타면 꼭 같이 와서 사드리고 싶었다고 한다
얼마나 대견한지! 고맙고 또 고마운 아들이다
나도 엄마 생각이 난다
그리 살가운 딸은 못 되지만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니
우리 엄마 생각이 나서, 고성에 오시면 여기에 꼭 모시고 올 것이라 마음 먹었다
우리 셋은 그대로 상족군립공원 캠핑장에 붙어있는 작은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오늘 기온이 거의 35도를 육박하는 날씨이므로 물에 들어가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작은 해수욕장이라 그런지 조용하고 물이 맑아서 좋았다
기온이 높아 물이 미지근했다
남편은 어린 아이마냥 도착하자 마자 물로 뛰어들었다
와~~~이제야 바다를 보는 것 같다
고성에 와서 '바다'라고 느낌을 받은 적이 별로 없었는데
오전에 드라이브한 동해면과 이곳에 오니 고성도 바닷가 지역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아들은 약속이 있어서 가봐야한다고 물이 들어가길 한사코 거부했다
그래도 발을 동동거리며 시원하다고 즐거워했다
나도 파도와 잡기 놀이를 하다가 바지가 거의 다 젖어 버렸다
상족암은 잘 알려졌듯이 다양한 공룡발자국들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고성이 왜 공룡을 이토록 사랑하고 자랑스러워 하는지를 잘 알려 해주는 곳이었다
경치도 좋고 조용하고 볼 것도 많고
캠핑장도 잘 되어 있어서 경기도에 사는 딸이 내려오면 여기서 캠핑하고 싶다
우리는 집으로 돌아와서는 서둘러 저녁을 먹고는
각자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어떤 포즈로 어떤 일을 하든 자기 하고싶은대로 할 수 있도록
서로 터치 안하는 것이다 ^^

달콤한 일요일이 가고 있다
나혼자 거실에 앉아 이렇게 일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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