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8.4
남편과 아들이 아침 일찍 출근을 하다보니
나의 사랑하는 '아침산책'시간이 없어져버렸다
여름날이라 음식이 잘 쉬어서
아침에 밥이랑 반찬과 국을 대부분 만들게 되었다
두 사람다 배가 두둥실하게 먹여서 출근 시켜 놓으면
아침 해는 이미 높이 더서 강렬한 해빛을 내리쬐고,
설거지에 집안 일들을 하다보면
어느새 나의 출근시간이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고 두 사람에게 아침밥을 주지 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나의 사랑하는 아침 산책을 포기할 수는 없다
새벽 어둠이 가시고 다닐만하게 밝아지면
나는 서둘러 밥을 앉혀놓고 음식 재료들을 준비하여 씽크대 위에 올려놓은 후에
산책길에 나섰다

딱 30분만이다
남편한테 아들을 깨워 준비시키게 해놓고
옷을 재빨리 갈아입고 산책을 나섰다
공룡이 정말 보고 싶었다
얼마만큼 완성되었나 궁금했다
공원 조성을 위해 들판에 가득 심어놓은 맨드라미와 해당화 등등
꽃들의 안부도 알고 싶었다
신비스런 고성의 구름과 산의 모습과
들판가득한 맨드라미들과
의연하게 서 있는 목조 트리케라톱스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부자연스럽기도 하고 조금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용맹스러워보이기도 하고 친숙해보이기도 한
트리케라톱스의 새로운 버전이다
안타깝게도 공룡장인님은 철수하고 없으셨다
마지막으로라도 한번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다
은근히 나의 공룡을 사랑하게 된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고 싶었다
그동안 어떤 마음으로 혼자 만드고 계셨냐고도 물어보고 싶었다
트리는 매일 치밀하게 구조화되어 있었다
균일한 간격으로 촘촘하게 대나무 살을 붙여놓았다
웬만한 바람이 불어도 끄떡없을 것 같다
굳건한 다리와
나처럼 굵고 단단한 몸통을 좀 보시라!
공룡장인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창착활동 하시고 건강하세요~~
고성은 그 어느 지역보다 구름이 예술이다
낮게 깔린 구름들이 산과 어울러져
만들어 내는 풍경은 정말 환상적이다
사진을 찍지 않을 수가 없다
바람개비길에서 본 풍경
내가 살던 다대포는 바다가 넓어서 그런지
구름이 그렇게 낮게 깔리지는 않았다
언젠가 구름을 보면서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수채화로도 그려보고 유화로도 그리고 싶다
오호~~~
오늘 남편과 아들의 아침밥을 하다가
서둘러 뛰쳐나온 아침 산책은
나에게 정말 힐링이 되는 시간을 주었다
나를 위해 사수하자!
아.침.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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