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8.30
에어컨 없이 보낸 지난 열대야들을 생각하면
등줄기에서 다시 땀이 솟아오르는 것 같지만
이 세상에서 제일 부지런하고
약속 잘지키는 게 '계절의 변화'인 것같다
전에는 자다가 일어나 선풍기를 더 세게 돌리곤 했는데
요며칠동안은
창문을 닫는 나를 발견한다
약간 싸늘한 듯한 선선한 가을 새벽 공기를
에어컨 틀어놨다고 생각하며 즐기려고 노력을 하다가도
이내 일어나서 닫게 된다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5시20분에 눈을 뜬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산책 나가려고 준비하다보면 주위가 환해져있었는데
오늘은 아직도 어둑어둑한 느낌이다
선선한 가을 새벽은 정말 내게 커다란 행복이다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이 만족감이 가슴가득하다
수많은 노란 국화꽃들이 한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그중에는 고민있는 애도 있고 힘든 애도 있을텐데
아무도 웃지 않는 애가 없다
감히 이 애들에게 고민있다 어렵다 아프다 소리를 못하겠다
그게 뭣이라고!
힘든 하루는 인생 전체를 볼 땐
그냥 찰나의 한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전체를 돌아보자
두려워하지 말자
계절의 변화처럼 그냥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순간순간 진심으로...
코스모스도 노란국화도 벌써 고개 숙이는 벼이삭도
다 알고 있다
'고성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성 해양치유길를 다녀왔다 (0) | 2022.09.05 |
---|---|
아들을 부산에 보내고...둘만 남았다 (0) | 2022.08.30 |
기월리 바람개비길 트리케라톱스 탄생기 (0) | 2022.08.25 |
흐린날의 산책 (0) | 2022.08.25 |
혼자서 보내는 일요일 (0) | 2022.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