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배운다
지난 50여년을 살아오며 배운 것보다 요 몇 달 동안이 더 많은 것 같다
마치 백과 사전 한 질을 한 개의 USB에 담아서 꿀걱 삼킨 것 같다
그래서 좀 혼돈이다
너무 많은 생각들, 걱정들, 대안들,
또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지식들, 정보들, 이야기들
유투브를 끊어야 한다
스마트 폰도 자제를 해야 한다
정말 하루종일 깊은 잠에 빠진 때를 제외하고는 스마트폰과 물아일체가 된 기분이다.
처음엔 스마트 폰이 신기하고 편리한 기계였다.
그 다음엔 만물 박사 처럼 무엇을 물어도 대답해주었다
좀 더 친해지니 어느 대학 교수님들, 어느 강사님들보다 훌륭하고 친절하고 다양하고 업그레이드가 잘되는 스승이었다
점점 더 빠져드니 스마트폰은 나의 망각, 회피, 도피를 할 수 있는 아지트가 되었다
그것만 있으면 친구가 없어도 되었고, 그 것은 내게 외로울 틈도 주지 않았고,
나에게 걱정, 근심을 절리 치워 버리고 낄낄 웃을 수 있게도 만들었다
어쩌면 우리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공기, 물, 스마트폰 일 것이다.
그 것은 정말 막강하다
가족간의 대화, 친구와의 만남도, 기본적인 사교적 교류의 중요성을 소멸시켜버린 듯하다
하루종일 손가락 한두개와 그것을 볼 수 있는 눈만 있으면 되었다.전쟁이 터져도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무슨 일이 일어나도 스마트 폰만있으면 든든할 것 같았다
요즈음은 나의 둘도 없는 비서인 스마트 폰과 새로운사업을 하나 시작했다.
평소 멀티플레이어라고 자부하던 내가 요즘 실수를 많이 한다
제일 큰 실수는 사람들의 감정을 놓치는 것이다
너무 많은 일을 하고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남는 시간은 스마트 폰에 빠져있는 상태라
상대방의 감정을 못 읽고 공감을 못하며 약속을 자꾸 까먹는다
송곳같은 좁은 범위의 지금 그 순간의 관심사에만 온 신경이 집중되다보면 다른 것은, 아무리 중요한 것도 다 잊어버리고 다 놓쳐버린다.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을 제일 하고 싶어하지 않으면서도 자꾸 그런 일이 일어나고 그러다보니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 실수를 하고 잘못을 하기도 한다.
나는 전문직을 가지고 있기에 실수를 용납할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런데 혼이 빠진 사람처럼 '대충'일을 하게 된다. 그러니까 탈이난다. 미안한 일이 생긴다
전문가로서의 자존감을 지키지 못할 때가 많아. 그냥 습관처럼 , 해온대로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방을 대할 때가 많다.
정말 나답지 못한 행동이다. 이렇게 살아선 안된다
그동안 치키려고 노력해온 나의 진심과 순수가 너무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100번을 거짓말하는 사람이나 이제막 한번 한사람이나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짧은 한 때이지만 거짓말을 하는 내 자신에게 무척 놀랐고 절망스러웠다.
내가 항상 하던 말 '양심을 잃어버린 사람은 살 가치가 없다'처럼 나는 살 가치가 없다.
내가 어찌 평생 거짓말하던 사람을 욕할 수 있으리오.
https://smartstore.naver.com/azalea5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뭐 먹고 싶어? 장어구이 (0) | 2020.06.25 |
---|---|
베낭을 메고 감천을 돌다 (0) | 2020.06.22 |
지난 두 달 동안의 시간들 (0) | 2020.06.02 |
정해진 미래 (0) | 2020.05.29 |
내 마음의 보석상자 (0) | 2020.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