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일기

오늘은 여수 여행기

ANJOO 2022. 9. 18. 18:34

2022.9.17~18

 

요즘 오십견이 와서 어깨가 많이 아프다

아프기 시작한지는 한 1년 가까이 되어가나

미련하게 참기만하는 나는 거의 10개월을 방치하다가

치료받기 시작한지 두달이 다되어 간다

 

요상하게도 이 병은 가면 갈수록 더 아파진다

다른 병은 치료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호전되던데

애는 어쩜 더 아파지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토요일인 어제  부산에 있는 병원에 갔다

 

원인이나 알고 나서 치료해야겠다고 검사 받으러 갔는데

영락없는 '오십견'이란다

치료방법도 없고 진통제를 맞는 수밖에...

체조나 스트레칭을 해라고 하나

너무 아파서 하기가 힘들다

 

 

내가 약도 안먹고 주사도 안맞으려고 하니

낫기는 커녕 심해질 수밖에...

나도 참...답답하다

 

남편은 우울해 하는 나에게

모처럼 직장이 이틀 연휴라고 여행을 가잔다

(얼마전 추석연휴였는데...쩝)

여행이고 뭐고 그냥 딱 잠이나 자고 싶었지만

부산 병원에 다녀와서 오후 4시가 넘은 시간에

무작정 남편을 따라 나섰다

 

'어디로 갈겁니까?'

라고 물으니 남편은

'충청도 수덕사에 가고 싶은데...'하며 말끝을 흐린다

'뭐라고예? 안됩니다 그냥 고성 근처로 갑시다!'라고 했지만

모처럼의 연휴를 맞이한 남편 기분을 좀 맞춰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주 앉아 이리 저리 궁리한 끝에 '여수 밤바다'를 보러 가기로 했다

 

 

거의 아무 준비도 없이 그냥 갔다

 

 

네이버 선생에게 '여수 가볼만한 곳'을 물으니

여수밤바다를 배경으로 한 '낭만포차'가 제일 앞에 뜬다

 

강렬한 붉은 색의 하멜등대가 건너다 보이는 낭만포차 거리는

서울 홍대앞 거리보다 더 번잡하고 수많은 관광객들로 많이 붐볐다

수십개가 넘는 낭만포차 거리의 상가들은 대부분

돌문어+전복+ 새우를 함께 철판위에 구어먹는 '돌문어 삼합'을 팔았다

삽합에다 대패 삼겹살을 더해서 전골처럼 먹다가 볶음 밥까지 만들어 먹는 건데

꽤 맛있어 보였다

 

 

보통 3인분~4인분이고 술까지 먹어야 하는데

남편과 나는 운전을 해야하니 술도 부담스럽고 양도 너무 많아

돌문어 삼합 라면을 먹기로 했다

 

      <불야성인 여수의 낭만포차 거리- 낭만보다는 호객하는 상가주인들 목소리가 더 쟁쟁하다>

 

 

 

1인분에 만원인 비싼 라면이지만 시원하고 얼큰하고 맛이 좋았다

 

앞에 보이는 오동도와 멀리 보이는 돌산대교,

바다를 휘젓고 다니는 요트들과 유람선 크루즈들 위의 많은 사람들...

여기가 여수인가!

10년전에 왔던 여수와는 많이 달라져 보였지만

나름 관광산업이 잘 발달되어 있는 것 같아 좋아보였다

 

 

 

18일 일요일 오늘 아침

우리는 여수 오동도를 찾아갔다

오동도로 가기 전 산 위에  케이블카 탑승하는 곳이 있었는데

여수 앞바다의 전망이 정말 좋았다

태풍이 다가오고 있어서 인지 바람이 몹시 불었지만

케이블카 탑승객들이 꽤나 많았다

 

 

10년전 여수 엑스포 구경하러 막내인 아들을 데리고 왔었는데

산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엑스포전시장 주변은 많이 변한 모습이었다

 

 

옛날에는 오동도로 들어갈 땐 걸어갔었는데

오동도 열차버스가 있어서

시원하고 편하게 오동도  입구까지  갈 수 있었다

 

 

오동동 오동동 술타령이~

 

아니다 이노래가 아니다

오동도는 발음도 둥글 둥글하고 영어 글자모양도 동그라미로만 모인 듯하게 글자체를 잘 만들었다

 

 

 

 

오동도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동백차와 동백 비누, 동백사탕을 파는 작은 카페가 나온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산속 카페는 동백꽃잎이 날리는 것처럼

향긋하고 이쁘다

 

 

우리는 태풍이 오기 전에 고성으로 돌아가야하므로

아침에 미리 예약해둔 '여수예술랜드'에  서둘러 갔다

입장료가 15000원인데 인터넷 예약을 하면 13800원? 정도 한다

단 조각공원만 관람하는 것이다

거기에 있는 트릭아트나 다른 프로그램(가상현실, 스카이워크, 짚라인 등)을 다하려면

40000원 가까이 들 것 같다.

 

 

언젠가 베트남에서 본 것 같은 큰 손바닥 설치물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으려면 대기표를 뽑고 한시간을 기다려야 한단다

 

여수 예술랜드 조각공원에는 다양하고 많은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수준높거나 유명한 작가의 조각이기보다는

관광지의 공원을 더 편안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주는 조각들인 것 같았다

 

 

남편은 이 조각이 특히 좋다고 한다

구속되고 억압하던 주변 현실과 자기 자의식에서

스스로 벗어나서 자유로워지려고 노력하는 자신을 나타내는 것 같다고 했다

 

 

 

 

 

 

위의 조각은  유럽 어디엔가 실제로 존재하는 '古城'의 미니어처 같았다

 

 

 

다행히 아무탈 없이 여수 여행을 마치고

태풍이 오기 전에 고성에 도착했다

서둘러 마당의 작은 화분들을  정리를 하고

단단히 태풍 맞을 준비를 했다

 

그리고 뻗었다

일찍 자는 것이 남는 것 같다

남편은 벌써 꿈나라로~

 이글 다 쓰고 나도 잘란다